꼭 내가 골프 가는 날은 날씨가 춥더라
4월 초, 춘천 베어크리크 골프클럽에 다녀왔습니다. 달력은 분명 봄이라는데, 골프장은 아직 한겨울 분위기였는데요. 억울한 것은 평일 내내 봄날씨였다가 라운드 가는 주말부터 갑자기 한겨울 날씨였다는 거죠.(내가 날씨 요정이었던가? 🤷♂️)
예상치 못한 꽃샘추위 속에 진행된 라운드였지만, 코스 퀄리티 덕분에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플레이어 시점에서 그 날의 에피소드를 공유해보겠습니다. ⛳️
돈을 많이 쓴 것 같은 클럽 하우스

추위에 얼어붙은 몸을 이끌고 클럽하우스로 들어서니, 실내는 아늑하고 따뜻했습니다. 2019년 개장한 곳답게 시설이 매우 깔끔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가 눈에 띄었습니다.
지하 주차장에는 전기차 충전 시설도 잘 갖춰져 있습니다. 서비스 업체명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차지비나 에버온 카드로 로밍이 가능합니다.

넓은 라커룸과 사우나 시설이 잘 되어 있어서 라운드 끝나고 여유롭게 휴식을 취하기도 좋습니다. 특히 라커룸 루프 윈도우로 실시간 날씨를 감상할 수 있는데, 저는 이런 디테일들이 참 마음에 들더라구요. 🪟

전체적으로 동양적인 정원과 연못을 품은 모던한 건축 디자인이 인상적이었고,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코스 풍경도 그림 같았습니다. 춥지만 않다면 클럽하우스 야외 테라스에서 경치를 즐기며 커피 한잔 하고 싶었을 정도로요.

아름답지만 날카로운 난이도의 코스
물과 폭포가 어우러진 베어크리크 춘천의 한 홀 풍경. 아름답지만 날카로운 난이도를 자랑합니다. 베어크리크 춘천 GC는 Out 코스 9홀과 In 코스 9홀로 구성된 18홀 퍼블릭 코스입니다. 티오프를 하며 코스를 둘러보니 페어웨이와 그린 모두 고급 벤트그라스(양잔디)로 관리되어 잔디 결이 곱고 촘촘한 게 보였습니다. 아직 이른 시즌이라 색상은 겨우내 누렇게 남은 부분도 있었지만, 코스 컨디션은 꽤 탄탄했어요.
다만 페어웨이는 곳곳에 업다운 언듈레이션이 많고 굽이져 있어서 겉보기보다 폭이 좁게 느껴졌습니다. 첫 홀부터 경사와 페널티 구간을 고려해 전략적으로 샷을 해야할 정도로 매홀 전략적인 접근을 요하는 코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갑작스러운 추위에 많이 고전했습니다. 몸이 뻣뻣해서 회전에 덜되는 것은 그렇다 쳐도, 너무 추워서 부상 걱정을 해야할 정도의 날씨 였습니다.
몇몇 홀들은 티잉 그라운드가 얼어 있어서, 티가 잘 안들어 가기도 했습니다. “아니 평일 최고 기온이 20도 가까이 되었는데, 갑자기 주말에만 영하 날씨라고?? 🤦♂️” 플레이 내내 갑자기 추워진 날씨가 참 야속 했습니다. 직장인 골퍼의 주말이 얼마나 소중한데…

스코어는 +10오버파, 82타로 날씨 대비해서는 꽤 선방한 것 같습니다. 다만 페어웨이 안착률이 21.4%에 불과하여, 제가 페어웨이 안착률을 기록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퍼포먼스를 기록했습니다(21년~24년 평균 42%). 그래도 그린 적중률이 그나마 55.6%로 선방해서 스코어가 더 터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
날씨가 점점 추워지다가 후반 16번홀부터는 갑자기 눈이 오기 시작했는데…, 순간 홀아웃하고 중간 정산 할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
그늘집 추천 메뉴는 튀김 떡볶이, 식사가 필요하다면 짜장면도 괜찮은 옵션
그늘집 가격은 다른 골프장과 비슷하게 사악합니다.ㅎㅎ 😈 떡볶이 & 모듬튀김이 가장 무난한데 40,000원입니다. 그래도 퀄리티는 “오, 이거 생각보다 본격적인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꽤 괜찮은 편입니다. 그늘집 대기가 보통 2~3카트(20~25분)는 있기 때문에 제법 넉넉하게 쉴 수 있습니다.

아침 식사를 못했다면, 짜장면(15,000원)도 괜찮은 옵션입니다. 저는 이날 아침을 먹고 시작했는데, 날씨가 너무 추워서 그런지 금방 다 소화가 되어 버려서, 짜장면을 주문 했습니다. 🍴

춥고 허기진 몸에 탄수화물이 들어가니 에너지가 확 채워지는 느낌이랄까요. 같이 나온 단무지와 양파도 금세 동나도록 폭풍흡입을 했습니다. 잠시 몸을 녹이며 여유도 찾을 겸, 서비스로 비치된 북어포 안주거리를 뜯으며 동반자와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베어크리크 춘천의 그늘집에서는 북어포 스낵을 무료로 제공합니다. 메뉴 주문 없이 맥주만 시켜서 먹기에도 꽤 괜찮습니다.
몸을 좀 녹이고 있으면 캐디님이 데리러 옵니다. 20분 남짓의 휴식이었지만 후반 라운드를 버틸 원기를 충전할 수 있었습니다.
악전고투 대비 선방
그렇게 악전고투(?)하며 끝낸 라운드, 최종 스코어는 +10인 82타였습니다. 개인적으로 추위로 컨디션 난조였던 걸 감안하면 “선방했다!”고 자평하게 되는 결과였어요. 무엇보다도 함께 플레이한 동반자들 모두 큰 부상 없이 (동상 걸린 사람 없이 😆) 라운드를 마쳤다는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웠습니다.
(플레이 영상과 스코어 카드 상세는 골진부 유튜브 영상을 참고하세요 👉 골진부 유튜브 바로가기)
인당 약 35만원 수준의 비용 & 예치금
이날 그린피는 28만원이었고, 카트피는 팀당 10만원, 캐디피는 15만원이었습니다. 총 인당 약 35만원 수준의 비용이 나오는데, 언제나 그렇듯 적응이 안되는 비용입니다. 🤑
35만원이면 뉴질랜드에서 7번 라운딩 할 수 있는 비용인데요. 다른 나라 그린피와 비교하면 다시한번 한국의 미친 그린피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참고 👉 뉴질랜드 Te Puke 라운드 후기 – 그린피 46,000원)
베어크리크 춘천/포천 골프장을 예약하기 위해서는 30만원 예치금을 납입해야 합니다. 글쎄요, 퍼블릭 골프장 세제 혜택을 받으면서 회원제 골프장의 형태를 갖춘 특이한 구조인데, 유사한 형태의 골프장들이 계속 문제가 되어 왔는데, 이 부분은 앞으로 좀 지켜봐야할 듯 합니다.
30만원 예치금을 납입하면 예약이 가능하고, 회원에게는 1만원 그린피 할인, 생일달에 1만원 할인 쿠폰을 제공해 줍니다. 🙁
주변 맛집 – 오래된 2강 체제
주변 맛집이 많은 편은 아닙니다. 골프장 주변 맛집을 찾을 때는 TMAP의 ‘다음 장소 추천’ 기능을 사용하면 좋습니다. 실제 사용자들이 방문한 횟수를 기반으로 객관적인 맛집을 추천해 주거든요. 👍

통나무집 닭갈비(구 ‘온더 가든’)
대표적인 춘천 닭갈비 맛집으로, 구이 or 철판 닭갈비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닭갈비는 간장과 양념 두 가지가 있고, 개인적으로 맛은 대동소이 합니다.
매장 규모가 크고 쾌적하며, 단체 방문이나 회식 장소로도 적합합니다. 무엇보다 춘천 IC로 나가는 길목에 있기 때문에 접근성이 매우 좋습니다.
탑골가든
베어크리크 춘천 입구에서 1분 거리에 위치해서 접근성이 매우 좋습니다. 맛은 대동소이한데, 분위기가 뭔가 좀 올드스쿨 입니다. 좀 더 친근하고 클래식한 분위기를 원하시는 분들께서 방문하시면 좋겠습니다.
총평 – 국내 10대 코스에 걸맞는 코스 컨디션과 시설
전체적으로 춘천 베어크리크 GC는 코스 관리 상태와 디자인, 서비스 모든 면에서 대한민국 최고 수준임을 느꼈습니다. 개장 2년 만에 퍼블릭 코스로는 최초로 한국 10대 골프 코스에 이름을 올렸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직접 플레이해보면 다른 구장과의 차별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자연 경관 속에 도전적인 코스 레이아웃이 조화를 이루고, 직원들과 캐디분들의 서비스도 친절했습니다. 이날은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고생했지만, 오히려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네요. 다음에는 꽃피는 진짜 봄이나 초여름에 재도전해서 베어크리크 춘천의 진면목을 만끽해보고 싶습니다. 그때는 짜장면 대신 떡볶이를 먹어보려고 합니다.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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