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브랜드로 리브랜딩 된 골프장
괌 동부 해안 절벽 위에 자리한 소노 펠리체 컨트리클럽 괌 망길라오(구 온워드 망길라오 CC)는 뛰어난 경관과 도전적인 코스로 유명한 명문 골프장입니다. 1992년에 문을 연 이 코스는 세계적인 골프 설계가 로빈 넬슨이 설계했으며, 2012년 골프다이제스트 선정 세계 100대 코스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원래 일본 온워드(Onward) 그룹에서 운영하던 온워드 망길라오(Onward Mangilao) 골프클럽이었지만, 2025년 3월 한국 대명소노그룹에 인수되면서 현재의 이름으로 리브랜딩되었죠.

이름만 바뀌었을 뿐 기존의 환상적인 코스 레이아웃과 서비스는 그대로이고, 오히려 새로운 한국계 운영으로 관리와 서비스 측면에서 더욱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참고로 같은 시기에 남부의 탈로포포 골프장도 함께 인수되어 소노 펠리체 CC 괌 탈로포포로 재탄생했습니다.)
해외 골프장 인수는 소노 그룹에게도 처음이라니 한국 골프 여행객 입장에서 왠지 모르게 반갑기도 합니다. 😄
좋은 접근성 – 중심지에서 20분 거리에 위치
소노 펠리체 괌 망길라오 CC는 괌 중심가 투몬(Tumon) 및 타무닝(Tamuning) 지역에서 자동차로 약 20~25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비교적 접근성이 좋습니다. 저희 부부는 투몬에 있는 더 츠바키 타워 호텔에서 출발했는데,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도로에 차량이 많지 않아 약 25분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지도로는 멀어 보이는데, 생각보다 금방 도착 합니다. 😎)

골프장은 망길라오 지역의 해안가 절벽 근처에 자리하고 있어 이동 중에는 한적한 마을과 열대 숲 풍경을 지나게 됩니다. 도로 상태는 포장도 잘 되어있고 운전도 어렵지 않았어요.
저희는 골프장 셔틀버스 대신 렌터카를 이용했는데, 덕분에 시간 제약 없이 편하게 이동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골프장 측에서도 투몬 및 하갓냐의 주요 호텔을 대상으로 유료 셔틀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으니 예약 시 신청하면 픽업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셔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싶거나 여행 중 여기저기 둘러볼 계획이라면 렌터카 이용을 추천드리고, 운전이 부담된다면 편하게 셔틀을 이용하셔도 될 것입니다. 렌터카 대여 꿀팁은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 [글 바로가기] 괌 렌터카 대여 후기 (feat. 미국 운전 팁)
클럽하우스 및 시설 첫인상 – 괌에서 그나마 시설이 잘 갖춰진 골프장
클럽하우스 옆 백드랍 장소에 백드랍을 먼저하고, 주차를 한 뒤, 체크인을 위해 클럽하우스로 가면 됩니다. 체크인 후 클럽하우스 시설을 간단히 살펴 보았는데, 규모가 엄청 크진 않지만 리조트형 골프장답게 있을 것은 다 있는 느낌이었어요.
프론트에서 체크인을 할 때 직원들이 매우 친절하게 맞이해주었고, 저희 예약을 확인한 뒤 라운드 절차를 안내해 주었습니다. 카운터 한쪽에는 프로샵이 있었는데, 기념으로 코스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살까 잠시 고민했지만, 구경만 하고 그냥 나왔습니다.ㅎㅎ
라커룸과 샤워시설도 갖춰져 있어 라운드 후 이용할 수 있고, 투숙객을 위한 금고도 비치되어 있었습니다. 다만, 한국의 좋은 골프장 사우나 시설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고, 간단하게 샤워할 수 있을 정도의 시설이고, 실제로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 했습니다. 골프장과 숙소가 20분 내외의 거리이기 때문에 대부분 바로 복귀하시는 듯 했습니다. 저희도 그랬구요.

괌 내에서는 꽤나 비싼 편 – 그래도 한국 그린피에 비하면 합리적
망길라오 CC는 괌에서도 최고급 축에 속하는 골프장이어서 그린피가 다소 높은 편입니다 (사실 괌 유일의 오션뷰 코스이기도 하거든요). 일반적으로 1인 그린피가 200달러 안팎으로 형성되어 있고, 저희가 실제로 지불한 그린피는 인당 27만원이었고, 공홈에서 한화로 미리 결제 했습니다.
카트 비용은 그린피에 포함이라 추가 요금은 없었고, 캐디는 운영되지 않으므로 캐디피도 없습니다 . 그리고 2인 플레이를 할 경우에도 추가 요금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
괌 골프장 중 유일하게 4인 카트 제공
괌의 대부분 골프장은 2인 카트를 제공하는데, 소노 펠리체 괌 망길라오는 한국 기업이 운영해서 그런지 4인 카트를 제공합니다.
카트에 GPS 내비게이션이 장착되어 있었는데, 한국어를 포함한 다국어 지원이 되고, 코스 정보, 남은 거리, 공략 팁 등이 화면에 뜨기 때문에 처음 가보는 코스라도 나름 편하게 플레이 했습니다. 다만, 거리가 야드로 나와서 두번 계산해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습니다. (미터로 바꾸는 메뉴를 찾아보려 했는데, 저는 못찾았습니다. 😢)

카트에 아이스버킷이 있고 인당 생수 3병과 아이스티 1병이 세팅되어있지만, 날씨가 매우매우 더우니 여분의 물이나 음료를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카트 앞쪽에는 클럽과 공을 씻을 수 있는 워셔와 타월도 비치되어 있어 편리했습니다.
클럽 렌탈이나 신발 대여도 가능했는데, 클럽 렌탈비는 1인당 약 $40 (혼마/젝시오 등) 정도였고 골프화 대여는 $10, 락커 이용은 $5 정도였습니다. 저희는 장비를 다 가져가서 별도 대여 비용은 들지 않았습니다.
호텔까지 가는 셔틀버스 이용은 가능하지만 유료였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투몬과 하갓냐의 주요 호텔을 정해진 시간에 픽업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차량이 없으신 분들은 예약 시 미리 셔틀을 요청하면 됩니다. 다만 셔틀을 타면 왕복 시간이 정해져 있어 코스에서 느긋하게 식사하거나 추가 라운드를 하기엔 제약이 있을 수 있으니 그 점은 참고하세요. 택시를 이용한다면 편도 $40~50 정도 예상하고,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주유비 포함해도 그보다 저렴하게 다녀올 수 있으니, 렌터카를 이용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코스 내 그늘집은 별도로 없고, 클럽하우스 내 식당을 이용합니다. 저희는 9홀 끝나고 이곳에서 돈까스를 먹었는데, 생각보다는 퀄리티가 괜찮았습니다. 참고로 식당도 오션뷰라 시원한 풍경을 보면서 식사 하실 수 있습니다. 🌊

세계 100대 코스 – 전반전은 맛보기, 후반전이 찐 오션뷰 코스
소노 펠리체 괌 망길라오 CC의 코스 구성은 전형적인 OUT(전반 9홀)과 IN(후반 9홀) 18홀 파72 코스입니다. 전반 OUT 코스는 클럽하우스 쪽 평지에 가까운 지형으로 펼쳐져 있고 곳곳에 큰 연못 세 개가 자리잡고 있어 정원 같은 분위기를 풍깁니다. 페어웨이는 대체로 넓고 전장도 무난한 편이라 겉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실제로 플레이해보면 은근히 부는 해풍과 미묘한 고저차로 거리감을 속이기 때문에 방심할 수 없었습니다. 로빈 넬슨의 치밀한 전략적 설계가 돋보이는 부분이죠. 특히 페어웨이에 심어진 야자수와 곳곳의 벙커 배치가 교묘해서 드라이버 티샷 시 방향 설정에 신경을 써야 했습니다.

후반 IN 코스로 넘어가면 분위기가 상당히 달라집니다. 뒷쪽 9홀은 한쪽에는 원시림의 정글, 다른 한쪽에는 탁 트인 태평양 바다가 펼쳐져 있어서 마치 또 다른 세계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줍니다. 코스는 해안선의 지형을 따라 굴곡지며 업다운(고저차)도 전반보다 두드러집니다.
몇몇 홀에서는 티박스와 페어웨이, 그린 사이의 고도 차이가 커서 클럽 선택에 신중해야 했어요. 바람도 후반으로 갈수록 거세지는데, 숲을 벗어나 해안 절벽 위에 노출된 홀들은 강풍의 영향으로 볼의 탄도가 휘거나 밀리는 변수가 컸습니다. 저희는 페어웨이에 떨어질 줄 알았던 볼이 바람에 밀려 러프에 걸치기도 하고, 반대로 바람을 계산해 여유 있게 때렸더니 그 순간 바람이 잠잠해져 그린을 넘어가는 해프닝도 있었네요. 😅

코스 관리 상태는 전체적으로 훌륭했습니다. 페어웨이 잔디결도 고르고 러프도 적당한 길이로 정돈되어 있었어요. 일부 지역에 약간 갈색 잔디 흔적이 보이긴 했지만, 이것은 균이나 질병 방지를 위한 토양 처리 중이라 금세 다시 초록을 찾는다고 합니다.
이 코스의 백미는 단연 시그니처 홀로 꼽히는 12번과 13번 홀입니다. 특히 12번 홀은 전 세계 골프 애호가들이 죽기 전에 꼭 쳐보고 싶어한다는 전설의 홀인데요. 파3 홀인 12번 티 박스에 서면 저 멀리 에메랄드빛 태평양 바다를 건너 푸른 그린이 절벽 위에 놓인 광경이 펼쳐집니다.

티샷으로 바다를 직접 넘겨야 하는 파3로, 온 그린에 성공하려면 정확한 방향과 충분한 거리를 내는 샷이 필수입니다. 그야말로 과감함과 정교함을 동시에 시험하는 홀이라 골퍼들 사이에서 “악마의 홀”이라는 별명까지 있습니다 . 저희는 이 아름다운 풍경에 압도당해 한참 사진 찍느라 정신이 팔릴 정도였어요. 바다가 워낙 넓게 펼쳐져있다 보니 거리 가늠이 어려워 클럽 선택도 고민이 되는데, 캐디는 없지만 다행히 GPS가 추천 클럽을 알려줘 참고했습니다. 이곳 12번 홀은 괌에서도 유일하게 바다를 가로지르는 샷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라 더욱 유명하고, “이걸 치러 괌까지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

12번 홀 그린에서 숨을 돌릴 새도 없이 이어지는 13번 홀 역시 장관입니다. 13번은 파5 홀로, 티박스에 서면 왼쪽으로는 코발트빛 바다가 펼쳐지고 오른쪽으로는 야자수가 늘어선 페어웨이가 길게 뻗어 있습니다. 12번 홀과 바다를 사이에 두고 인접해 있어 연속으로 오션뷰를 감상하며 플레이할 수 있지요.
페어웨이가 넓어 보이지만 해안가 바람을 타고 볼이 밀릴 수 있어 방심하면 해변 바위 쪽으로 벗어날 위험도 있고요. 그린 주변은 비교적 평탄하나, 레귤러온을 욕심내다 무리하면 오히려 스코어를 망칠 수 있는 홀입니다.
저희는 욕심 부리지 않고 3온 작전을 택했는데, 저는 버디를 와이프는 아쉬운 파를 기록해 결과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12번과 13번 백투백 홀은 경관 면에서도 플레이 난이도 면에서도 최고였는데, 이 둘만으로도 “역시 오길 잘했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1오버파 로우싱글
저희 부부는 이번 라운드를 둘만의 플레이로 즐겼습니다. 한국에서는 2인 플레이가 정말 쉽지 않은데, 망길라오 CC에서는 여유로운 티타임 덕분인지 둘만 붙어도 OK였습니다. 덕분에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프라이빗 라운드를 하는 기분이었습니다.
앞뒤 팀 간 간격도 충분해서 앞팀을 따라가는 압박도, 뒷팀에게 쫓기는 눈치도 전혀 없었습니다. 우리가 느긋하게 경치를 즐기며 사진을 찍어도 재촉하는 사람이 없으니 정말 여유롭더군요. 😊

이 날 스코어는 제가 1오버파(전반 이븐, 후반 +1), 와이프가 12오버파(전반 +9, 후반 +3)를 기록했습니다. 저는 전반 9홀을 버디-보기 각 하나씩 이븐파로 돌고, 후반에 첫홀을 더블보기로 시작했지만, 13, 14홀에서 연속 버디를 잡고 +1만 잃으며 73타(파72) 로우 싱글을 기록했습니다!! 🎉
사실 스코어 자체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함께 플레이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잘 될 때도 못 될 때도 옆에서 서로 격려와 응원을 해주니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고 즐길 수 있었습니다.
플레이에 참고할만한 팁들
- 바람 : 괌 해안 코스에서는 바람이 스코어에 큰 영향을 미치니, 티박스에 설 때 반드시 서 있는 방향의 나무 꼭대기나 깃발을 보고 바람 방향과 세기를 체크하세요. 잔디를 살짝 던져보는 방법도 유효합니다. 티박스와 그린의 바람이 반대인 경우도 있으니 매 샷마다 꼭 체크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 잔디 : 건기에 방문하셨다면 페어웨이/러프 잔디가 매우 질겨서 리딩에지가 잘 안빠지기 때문에 정확한 컨택이 매우 중요합니다. 여독으로 플레이 감각이 무뎌질 수 있으니, 평소보다 한클럽 더 길게 잡는 대신 채를 좀 짧게 잡고 컨택 위주로 플레이 하시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 포토스팟 : 코스 여기저기가 그림 같아서 카메라가 쉴 틈이 없지만, 그 중에서도 12번 홀 티박스와 그린 주변은 인생샷 포토존입니다! 티박스 뒤쪽으로 바다 절벽과 그린이 한 프레임에 담기는 각도가 있으니 꼭 촬영해보세요. 저희도 삼각대를 가져가서 둘이 서서 멋진 배경을 담아봤는데 결과물에 대만족이었습니다. 또 13번 홀 티박스에서 바다를 등지고 찍는 사진도 추천합니다. 그 외에 클럽하우스 뒤편 레스토랑 야외 테라스에서 코스를 배경으로 찍는 것도 멋지게 나옵니다. 사진 찍을 때 뒷팀 방해되지 않게만 조심하면, 직원들도 사진 촬영은 자유롭게 다들 즐기는 분위기라 편하게 찍으시면 돼요.
- 체력 안배 : 괌의 햇살은 뜨겁고 습도도 높아서 생각보다 체력 소모가 큽니다. 더위 때문에 후반 가면 슬슬 지칠 수 있어요. 반드시 모자와 선크림으로 햇빛 차단을 하시고, 수시로 수분과 염분을 보충하세요. 다행히 음료를 충분히 챙겨주니 틈틈이 마시고, 그늘에 들어갈 땐 한숨씩 돌리며 페이스를 조절했습니다.
- 선크림 필수 : 안바르면 정말 후회합니다. 첫날 뭣도 모르고 얼굴에만 바르고 플레이했다가 여행 내내 팔다리가 화끈 거려서 혼났습니다. ABC 마트에 파는 바나나보트 스프레이 선크림 사서 세홀에 한번씩 팔과 다리에 꼭 뿌려주세요.
- 기타 : 코스 내 야생동물로는 큰 도마뱀이나 새들이 종종 보이는데 건드리지만 않으면 해치지 않으니 구경만 하시면 됩니다.
총평을 하자면, “역시 세계 100대 코스다운 환상적인 경험!” 이었습니다. 괌 소노 펠리체 컨트리클럽 망길라오는 코스 자체의 훌륭함은 물론이고, 부부 골프 여행지로서도 손색이 없었어요. 아름다운 경치 속에서 둘만의 추억을 쌓으며 플레이할 수 있었던 점이 특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처음엔 다른 골프장 대비 높은 그린피, 페어웨이 진입이 불가능한 컨디션 때문에 예약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막상 라운드를 끝내고 나니 그 가치가 충분히 느껴졌습니다. 와이프도 “여긴 진짜 다시 오고 싶다”라고 여러 번 말했을 정도니까요. 😊 해안 절경을 보며 함께 라운드한 그 하루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재방문 의사를 묻는다면? YES! 기회가 된다면 또 가고 싶습니다. 다음번에는 이번에 함께 못 친 친구 부부들과 포섬 플레이로 와도 즐겁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괌까지 가는 비행시간 4~5시간과 비용을 생각하면 자주는 힘들겠지만, “인생 라운드”를 꿈꾸신다면 강력 추천하고 싶어요. 저희 부부에겐 이곳이 골프 천국처럼 느껴졌답니다.
마지막으로, 괌 골프 여행을 계획하시는 분들께 100점 만점 추천드리며 이만 후기를 마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모두 즐거운 라운드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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