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타우랑가(Tauranga)에 위치한 Omanu Golf Club에서 뉴질랜드에서 첫 골프 라운드를 했었습니다. 뉴질랜드 여행 중 첫 라운딩이었고, 한국과 다른 환경이라 처음에 약간 긴장했었지만 금세 적응하고 평화로운 라운드를 즐겼던 것 같습니다.
다녀온지 꽤 지났지만, 미뤄왔던 후기를 이제야 업로드 해봅니다.
뉴질랜드 골프 첫 경험: 캐디 없이도 괜찮을까?
Omanu GC는 휴양 도시 타우랑가에 있는 캐주얼한 회원제 골프장이에요. 한국과 가장 다른 점은 캐디 없이 셀프 플레이라는 것! 뉴질랜드 골프장은 대부분 캐디 없이 플레이하는데, 저도 처음이라 걱정이 조금 되었습니다만, 카트 몰고 페어웨이에서 공 찾고 하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한두 홀 쳐보니 생각보다 자유롭고 편한 분위기에 금방 적응되었습니다. 오히려 캐디fee도 절약되고, 내 플레이에 더욱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

뉴질랜드의 겨울 골프 날씨 🌤️
제가 라운드한 시기는 7월 초 뉴질랜드 겨울이었습니다. 한국은 한여름 땡볕일 때인데, 지구 반대쪽 뉴질랜드는 한창 겨울이죠. 다만 뉴질랜드 북섬의 겨울은 영상 10~20℃ 정도로 포근해서, 한국의 늦가을 날씨와 비슷했습니다.
이날도 날씨가 쾌청하고 선선해서 골프 치기 딱 좋았습니다. 다만 해가 빨리 진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겨울엔 오후 5시면 어둑어둑해지기 때문에, 아침 10시 전에 티오프하는 걸 추천합니다. 저는 정오쯤 1번 홀 출발해서 어둑어둑 할때쯤 간신히 18홀을 마무리했습니다. 해가 지면 기온도 확 떨어지니, 가벼운 겉옷 하나 챙겨가시면 좋습니다.

그린피 및 비용: 한국 대비 가성비 👍
가장 반가웠던 부분: 가격! 뉴질랜드 골프장은 전반적으로 그린피가 저렴합니다. Omanu GC의 경우 18홀 그린피가 약 80뉴질랜드달러, 한화로 6~7만 원 수준이었어요. 한국에서 주말 골프 18홀에 수십만 원 하는 걸 생각하면 믿기지 않는 가성비죠. 😀 캐디가 없으니 캐디피도 아낄 수 있고, 카트 비용도 옵션입니다. 걸어서 도는 사람도 많지만, 저는 여행 중이라 피곤할까 봐 전동 카트를 빌렸어요. 카트 대여료가 50뉴질랜드달러(한화 4~5만 원) 정도였는데, 이마저도 한국의 50% 수준으로 부담이 훤씰 덜했습니다. 🤑
- 그린피: 약 NZ$80 (₩6~7만 원)
- 캐디: 없음 (노캐디 플레이)
- 카트: 선택 사항 – NZ$50 (₩4~5만 원)
한국 물가와 비교하면 골프 치는 비용이 훨씬 저렴해서, 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라운드를 즐기기 좋았습니다. 한국에서는 라운드 한번 다녀오면 거지가되는 기분?이 들거든요. 참고로 뉴질랜드 대부분의 골프장은 클럽 렌탈도 가능하고, Omanu GC도 클럽/카트 대여 서비스를 갖추고 있었습니다. 물론 저는 제 클럽을 직접 가져갔지만, 여유치 않은 경우 대여해서 플레이도 가능합니다!

그리고 코스 상태 대비 가격 만족도도 높았습니다. 뉴질랜드는 잔디 생육 조건이 좋아서 그런지, Omanu GC 페어웨이와 그린 컨디션이 깔끔했어요. 최고급 명문 코스 수준까지는 아니어도, 이 저렴한 그린피를 생각하면 “매우 훌륭하다” 싶었습니다. 러프도 적당한 길이로 관리되어 있어서 실력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게 해두었다고 하네요.
코스 공략과 양잔디 적응기 (잔디가 다했다?!)
이날 스코어는 총 85타, 13오버파로 마무리했습니다.🏅 처음 쳐본 뉴질랜드 골프장치고는 나름 선방했다고 스스로 위로할 정도의 수준?이라고 맘편히 생각했습니다. 드라이버는 크게 삐뚤어진 샷이 없어서 페어웨이 안착률 50% 정도로 제 평균 수준이었는데, 문제는 아이언 세컨드샷이었습니다. GIR(Green in Regulation)이 겨우 16.7%… 18홀 중 3홀만 규정온 했다는 얘기죠😂. 세컨이 계속 그린을 놓치니 버디 찬스는커녕 파 세이브도 어려운 홀이 많았습니다.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아무래도 잔디 타입 차이가 컸던 것 같습니다. 뉴질랜드 Omanu GC의 페어웨이는 양잔디로 매우 잔디 결이 촘촘하고 타이트했습니다. 공이 잔디 위에 좀 떠 있는 한국 잔디와 달리 살짝 잠겨있다 보니, 아이언 컨택이 살짝만 빗나가도 바로 비거리 손실이 나더라고요.
실제로 비슷한 시기에 한국에서는 GIR이 50~60%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잔디 차이가 체감이 확 되었습니다. “양잔디는 다운스윙 시 감속하거나 컨택이 안 좋으면 용서가 없다”는 말을 실감했습니다.
그래도 라운드 내내 잔디 상태는 좋아서 플레이하면서 “잔디결 참 예쁘다” 감탄했습니다. 뉴질랜드 여행 골프를 계획하신다면 출발 전에 잔디 라이에 조금 익숙해지는 연습을 추천드립니다. 잔디 매트 깔린 실내 연습장보다는 잔디 연습장이나 러프에서 아이언 찍어치는 감각을 익혀두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어려웠던 16번 홀: 모르면 함정 홀! 🚩
초행 골프장에서 종종 레이아웃을 몰라서 고전하는 홀이 있죠. Omanu GC에서는 16번 홀이 딱 그랬습니다. 이 홀은 티박스에서 그린 방향으로 바로 치면 안 되는 함정이 있더라고요.

정면에 높은 나무 숲이 가로막고 있어서, 만약 무턱대고 그린 방향으로 드라이버를 치면 세컨드 샷에 그 나무들을 넘겨야 하는 난감한 상황이 됩니다. 저는 모르고 정직하게(?) 정면 티샷을 했다가 강제 쓰리온 을 하게 되었습니다. 😂.

알고 보니 16번 홀은 오른쪽 도그렉 홀이라 티샷을 페어웨이 좌측 방향으로 보내는 것이 정석이었어요. 나무를 피해 크게 돌아가야 세컨에 사야가 트입니다. 처음 가본 사람들은 티박스에서 그린이 보이지 않아 헷갈릴 수 있으니 왼쪽 페어웨이 보고 안전하게 티샷 하세요. 욕심부려 드로우 걸어서 나무 넘어 치겠다고 했다가는 저처럼 고생할 수 있습니다…😅
17번 홀의 이색 경험: 비행기가 머리 위로! ✈️
Omanu Golf Club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홀을 꼽으라면 단연 17번 홀입니다. 이 홀은 골프 경험이라기보다 마치 에어쇼를 보는 느낌이었어요. 왜냐하면 코스 바로 옆이 공항 활주로이거든요! 타우랑가 공항과 인접한 덕분에 타이밍만 맞으면 비행기가 머리 위 아주 가까이 날아가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제가 17번홀 티박스에 섰을 때 마침 비행기가 착륙 중이어서, 티샷하기 전에 머리 위를 굉음과 함께 쌩~~ 지나가더라고요.

위 사진처럼 17번 홀에서는 이런 이색적인 장면이 펼쳐집니다. 다만 소음은 감수해야겠죠. 사실 비행기가 한 대 지나갈 때마다 대화가 안 들릴 정도의 소음이라 집중이 약간 깨지긴 했어요 😅. 그래도 여행 와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함이라 저는 즐겼습니다.
여담이지만 한국에서도 김포공항 옆 인서울27 골프클럽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는데, 두 곳을 다 경험한 제 느낌으로는 Omanu 쪽이 체감 거리가 더 가까웠어요. 인서울27은 담장 밖으로 비행기가 보여 “가깝네” 수준이라면, Omanu는 아예 머리 위로 날아가는 느낌입니다.ㅎㅎ
여유로운 라운드 문화 : 이것이 진짜 골프 휴가 😎
뉴질랜드 골프장의 여유로운 플레이 문화도 인상 깊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앞팀 따라잡히지 않으려고 부지런히 치고, 뒷팀 오면 또 눈치 보면서 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여기선 그런 급한 분위기가 전혀 없었어요.Omanu GC에서는 모두들 자기 페이스대로 골프를 즐기더라고요.

특히 전반 8번 홀에서 앞서가던 2인 플레이어들이 티박스에서 우리에게 먼저 치라고 양보해주는 일이 있었습니다. 😮 여유롭게 맥주 마시며 쉬었다가 우리 다 지나가니 다시 라운드 이어가시더라고요. 낯설면서도 여유로운 운영과 분위기가 참 좋았습니다.
뒤에서 밀어대는 사람도 없고, 모두가 “자기의 게임을 즐기자” 모드라 마음이 정말 편했습니다. 이래서 사람들이 골프 여행을 오는 거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ㅎㅎ 주변 경치는 예쁘고 날씨 좋고, 시간에 쫓기지 않으니 라운드의 만족도가 두 배였습니다.
게다가 한국인 손님이 거의 없었다는 점도 독특했어요. 타우랑가 자체가 현지인 휴양지라 그런지, 코스에서 만난 다른 플라이트들은 다 현지인 또는 외국 관광객으로 보였고 한국인은 한 팀도 못 봤습니다. 해외 여행지에서 현지인들 사이에 섞여 온전히 여행자 기분을 느끼며 골프를 즐길 수 있었던 거죠. 한국어 한마디 안 들리니 정말 외국 온 실감도 나고요.
마치며: 뉴질랜드 골프 여행 한 줄 평 ⛳
Omanu Golf Club에서의 라운드는 제게 “골프 휴가란 이런 것이다!”를 보여준 시간이었습니다. 저렴한 비용에 훌륭한 코스, 이색적인 비행기 구경, 여유 만만한 플레이 분위기까지, 뭐 하나 마음에 안 드는 게 없었어요. 스코어 85타가 살짝 아쉽긴 하지만(잔디 탓 많이 했습니다 ㅎㅎ), 점수보다 즐거움이 더 컸던 라운드였습니다.
혹시 뉴질랜드 여행 중에 골프를 고려하신다면, 타우랑가 Omanu GC를 한번쯤 다녀가시는 것도 좋겠습니다. 유명 관광지인 마운트 망가누이 비치와도 가까워서 라운드 후 관광 코스로도 딱이에요. 글로 다 담지 못한 라운드 플레이 영상은 제 유튜브 ‘골진부’ 채널에 올려두었으니 궁금하시면 한 번 보러 와주세요. (영상 보신 김에 구독+좋아요! 😁)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뉴질랜드 골프나 Omanu GC에 대해 추가로 궁금한 점이 있다면 언제든 댓글로 남겨주세요. 제가 아는 한도에서 답변해 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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