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Te Puke GC 라운드 후기 (영상)

한국의 한여름을 피해서 골프 여행 가기 좋은 뉴질랜드 타우랑가

뉴질랜드 북섬 동해안에 위치한 타우랑가는 ‘태양의 도시☀️’ 라는 별명답게 연중 내내 따뜻한 햇빛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한국의 무더위를 피해 뉴질랜드로 골프 여행을 갔었지만, 반대로 뉴질랜드가 너무 춥지는 않을까하는 걱정도 있었기 때문에 뉴질랜드 내에서도 비교적 기온이 온화한 타우랑가에서 첫 4일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타우랑가는 오클랜드에서 차로 2시간 30분 거리에 위치한 휴양 도시이며, 성수기(10~12월) 외에는 비교적 한산한 편이라 너무 사람이 많은 곳도 피하고 싶었던 저희 부부에게 안성맞춤인 곳이었습니다. 👫

현지 동반자가 알려준 골프장 – Te Puke Golf Club

여행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현지에서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과 그들로부터 알게 되는 현지인의 정보?가 아닐까 합니다. 사전에 아무리 찾아보고 준비한다고 해도 현지에서 생활하는 사람들 만큼 알 수는 없으니까요.

Te Puke 골프장도 현지에서 조인으로 만난 동반자 분에게 소개 받은 곳입니다. 원래 계획에 없던 곳이긴 했는데, 현지인 추천을 듣고나니, 안가볼 수 없잖습니까?! 뒷날 바로 예약해서 가게 되었습니다.

여담인데, Te Puke를 알려주신 동반자분은 반려견과 함께 라운드를 나오셨는데🐕, 참 평화롭고 좋아 보였습니다. 한국도 최근 제주도 몇몇 골프장에서는 반려견과 동반 라운드가 가능하다고 들었는데, 좀 더 확산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세컨이 안맞는 날

경기는 생각보다 잘 안풀렸습니다. 티샷이 좀 날리긴 했지만 죽는 볼은 없었고, 페어웨이 안착률도 50%로 나름 선방했습니다. 하지만, 아이언이 그린을 계속 미스하면서 버디 찬스를 거의 만들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10번 홀에서 첫 버디가 나오면서 스코어를 좀 줄이나 했는데, 후반에도 계속 세컨이 그린을 미스하면서 연이은 보기로 총합계 9오버파, 81타로 경기를 마무리 했습니다.

양잔디에서 아이언 칠때는 한클럽 더 잡고 컨택에만 신경쓰면서 샷을 하려고 하는 편이고, 이날도 꽤 보수적으로 아이언 클럽을 선택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그린보다 짧게 떨어져서 아쉬움과 자존심이 많이 상하는 날이었습니다.😤 (아이언 비거리가 준걸까…😟)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고 특히 마지막 18번 홀, 버디펏과 동시에 기차 경적 소리가 울리는 바람에… 🚂 버디 기회를 놓친게 특별히 아쉬웠습니다.ㅎㅎ 18번홀 펜스 바로 뒤에 철로가 있으니 퍼팅하실 때 기차가 없는지 확인하시고 진행하시면 좋겠습니다.ㅎㅎ

한국 그린피 뺨을 세차게 후려치는 뉴질랜드의 그린피

Te Puke의 18홀 그린피는 비거주자 기준 85 뉴질랜드 달러 입니다. 대략 한화로 8만원 선이죠. 한국에서 한번 골프칠 돈으로 뉴질랜드에서는 4번 플레이 할 수 있습니다. 🤷‍♂️

멤버는 무려 55 뉴질랜드 달러, 그러니까 한화로 4만 6천원 선인데, 1년 멤버쉽 피는 660 ~ 1,320 뉴질랜드 달러 수준입니다. 세상에나, 한국 멤버쉽은 수억 아닌가요?!

11번홀 세컨 지점에서 바라본 그린

캐디는 없고, 전동 카트는 원하는 경우 추가 비용을 내고 타면 되는데, 카트는 사전에 별도 예약해야하고 비용은 50 뉴질랜드 달러입니다. 거의 그린피랑 맞먹는데 그건 그린피가 워낙 싸서 그렇습니다.

근데 뉴질랜드에서 7번 플레이하는 동안 카트타고 다니는 현지인은 한번도 못봤습니다. 다들 개인 트롤리 끌고 다니면서 셀프 라운딩 하더라고요. 저희도 그거 보고 빌려서 한게임 끌고 다녀봤는데… 라운드 끝나고 화장실에서 봤던 소변 색을 잊을 수 없습니다. 어찌나 피곤했던지… 라운드 한번하고 이틀은 쉬어야할 것 같았습니다. 무튼 체력에 자신있는 분이라면, 좀 더 합리적인 가격에 골프를 즐기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클럽하우스 시설은 한국이 최고인 듯

클럽하우스는 아담합니다. 2층에 위치한 카페 & 바에서는 간단한 음식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데, 한국처럼 코리안 패스트푸드 국밥부터 웨스턴 돈까스까지 다 있는 식당을 생각하시면 안되고, 토스트나 피쉬앤 칩스 정도의 간단한 맥주 안주 정도를 먹을 수 있는 카페 정도로 생각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라커나 샤워 시설은 기대 안하는게 좋습니다. 샤워실 들어가서 보면 옛날 군대 생각이 촉촉하게 납니다. 현지 분들도 대부분 샤워는 안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18홀 연속 플레이, 9턴 후 휴식 없음

“9홀 끝나면 막걸리로 촉촉하게 적셔야지”하시는 분들은 적잖이 실망하실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대부분의 골프장이 9턴하고 쉬는 시간이 없다고 합니다. 🤦‍♂️ Te Puke GC도 마찬가지구요.

한국 골프에 길들여진 저희는 뭣도 모르고 빈손으로 갔다가 9턴 돌고 찾아온 허기 때문에 꽤나 고생했습니다. 그 경험 이후로는 쿠키나 바나나를 간식으로 챙겨갔습니다.ㅎㅎ

페어웨이에 진입 가능한 전동카트

18홀 연속 플레이, 9턴 후 휴식 없음

뉴질랜드에서 라운드를 계획할 때는 계절별 일몰 시간을 잘 고려해야 합니다. 타우랑가가 속한 베이 오브 플렌티 지역은 위도가 비교적 낮은 편이라 한국만큼 극단적으로 해가 짧거나 길지는 않지만, 여름과 겨울의 일몰 시각 차이가 꽤 큽니다. 대략 남반구의 한여름인 12월~1월에는 저녁 8시 30분 전후로 해가 지고, 한겨울인 6월경에는 오후 5시 무렵이면 어둑어둑해집니다.

따라서 여름철에는 늦은 오후 티타임이라도 18홀을 다 도는 데 큰 지장이 없지만, 겨울철에는 해가 짧아지는 점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오후 12시나 1시 이후에 티오프하면 자칫 18홀을 다 끝내기 전에 어두워질 수 있습니다. 겨울에 라운드를 한다면 가능하면 정오 이전에 티오프하여 플레이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보통 18홀 라운드에 4시간~4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여, 일몰 4시간 반 전까지는 티오프해야 무리 없이 마지막 홀까지 밝은 상태에서 칠 수 있습니다.

참고로 뉴질랜드는 라이트 따윈 없습니다. 해가지면 쌩 어둠 속에서 골프를 쳐야하는데, 진정한 야간 플레이를 경험해 볼 수 있는데, 권하진 않습니다.

해질녘 풍경

자유로운 2인 플레이, 솔로 플레이도 가능

Te Puke Golf Club을 포함한 뉴질랜드의 대부분 골프장은 2인 플레이에 비교적 관대합니다. 현지에서는 혼자 오거나 둘이 와서 라운드하는 일도 흔하며, 주말 피크타임이 아닌 한 굳이 모르는 플레이어와 조인시키지 않고 2인 플레이를 허용해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제가 방문했을 때도 저희 두 명만 한 팀으로 편성되어 라운드했으며, 앞뒤 팀 간 간격도 여유로워 전혀 눈치 볼 것 없이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는 대체로 4인 1조 플레이가 기본이라 2명이 가면 나머지 2명의 그린피까지 부담해야 하거나 아예 2인은 예약 자체를 받지 않는 곳이 많지요.

이는 캐디피와 카트비 등의 수익 구조와 빠른 진행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인데, 뉴질랜드는 캐디 없이 플레이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코스도 한가로운 편이라 2명이서 쳐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심지어 혼자 와서 1인 플레이를 하는 골퍼도 드물지만 존재할 정도입니다. 다만 토너먼트 데이 등 특정 혼잡 시간대에는 클럽에서 2인 팀을 다른 2인 팀과 조인시켜 4인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처럼 2인은 아예 안 된다는 식의 제약은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예약은 온라인을 통해서

Te Puke Golf Club의 티타임 예약은 비교적 쉽고 간단합니다. 비회원의 경우에도 온라인으로 예약이 가능하며, 클럽 웹사이트의 “Book a Round” 페이지를 통해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선택하여 티타임을 잡을 수 있습니다. 뉴질랜드 골프협회 사이트(golf.co.nz)의 통합 예약 시스템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회원이 아니어도 계정을 만들고 이용할 수 있어요. 혹시 온라인 사용이 어렵다면 전화로 프로샵에 직접 예약 문의를 해도 됩니다. 클럽 프로샵 연락처는 +64 7 533 1115인데, 통화 가능 시간은 보통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라고 합니다. 영어로 통화해야 하니 간단한 영어 회화나 이메일로 문의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저희는 예약은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전동 카트 예약은 이메일을 통해서 했었습니다. 메일 보내면 1~2시간 내에 답장이 오더라구요.

예약을 완료하면 예약 시간 15분~30분 전에 클럽하우스의 프로샵 데스크에 가서 체크인하고 그린피를 지불하면 됩니다. 온라인 사전결제를 하지 않았다면 현장에서 신용카드나 현금 결제가 모두 가능합니다. 그리고 드레스 코드는 깔끔한 골프웨어 차림이면 되고, 지나치게 캐주얼한 복장(예: 러닝셔츠나 작업복 바지 등)은 삼가 달라는 안내가 있습니다 . 티셔츠에 카라가 있으면 무난하며 반바지도 허용되지만, 슬리퍼나 짧은 운동복 차림은 삼가 달라고 합니다.

4번홀 티샷 중인 골진아

이상으로 뉴질랜드 Te Puke Golf Club에 대한 자세한 리뷰와 제 개인적인 플레이 경험담을 전해드렸습니다. 😊 전체적으로 자연 속 평온함과 골프의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으로, 번잡한 도시형 골프장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습니다. 한국 골퍼 분들이 이곳을 방문하신다면 넓고 한적한 페어웨이에서 마음껏 스윙하며, 현지 골퍼들과 가벼운 인사도 나눠보고, 라운드 뒤에는 키위 맥주로 갈증을 풀며 여유를 즐겨보시길 권합니다. 타우랑가 여행 중 하루 정도 일정을 할애해 라운드하기에 딱 좋은 숨은 보석 같은 코스이니, 뉴질랜드 골프 여행 리스트에 꼭 추가해보세요!

즐거운 라운드 되시길 바라며, “Kia Ora!(키아오라, 건강하세요!)” 인사를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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