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기엔 평탄한데 막상 치면 쉽지만은 않은 골프장
이른 아침 찾아간 발리오스CC(경기도 화성)는 회원제 골프장이라 그런지 꽤 잘 정돈된 첫인상이었습니다. 연식이 좀 있지만 그래도 고급스러운 클럽하우스와 그 옆으로 넓은 연못과 깔끔하게 정돈된 정원이 보이고, 아직 해가 완전히 뜨기 전이라 그런지 한적하고 고요한 느낌이었습니다. 🏡
발리오스CC는 총 27홀 규모로, 동코스·서코스·남코스 세 가지 코스로 운영됩니다. 이 중 동코스와 서코스는 완전 회원제 전용이고 남코스는 퍼블릭으로 간간이 비회원에게도 개방되는 코스입니다.
저는 전반 서코스, 후반 남코스였는데, 난이도는 전반적으로 무난한 편이지만, 그렇다고 방심할 수는 없었습니다. 페어웨이가 넓어 보여도 한눈 팔다가는 러프나 벙커에 빠지기 쉽고, 몇몇 홀에서는 연못 등 해저드가 살짝살짝 있어서 긴장을 늦추면 바로 타수를 잃게 되는 구조더라고요. 전체적으로 관리 상태도 준수하고 조경도 예쁘게 가꿔져 있어 “보기엔 예쁘고 평탄한데 막상 치면 쉽지만은 않은” 코스였습니다.🧐
헤매는 전반전, 안정을 찾은 후반전 – 턱걸이 싱글 플레이
사실 이날 라운드 초반에는 조금 고전했습니다. 전날 야근때문인지 이른 티오프 때문인지, 몸이 덜 풀려서인지 첫 몇 홀 동안 드라이버 샷이 왼쪽으로 훅이 나면서 세컨에서 트러블 상황이 많았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티업 전 워밍업이 중요한데, 저의 경우 몸을 못 풀었을 때는 여지 없이 티샷이 훅이 납니다. 여러분들은 어떤가요? 뭐 훅나더라도, “타이거우즈도 전날 야근하고 새벽 티업하면 훅나지 않을까?” 하면서 멘탈을 케어해봅니다. 😫 골프는 멘탈 게임이니까요.

최종 성적은 +7타로 아슬아슬하게 싱글 스코어를 기록했습니다 🎉. 드라이버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GIR)은 딱 50%를 맞췄습니다. 비록 3펏이 4번이나 나왔지만, 샷이글 덕분에 평균 퍼팅수가 1.7개로 ‘결과적으로는 준수한’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당시 레슨을 받고 있었는데, 역시 실력 향상에 가장 빠른 길은 레슨이라며 지출을 정당화 해 봅니다. 💰

짜릿한 샷이글 – 후반 남코스 1번홀
후반 남코스 1번 홀은 티잉 그라운드에 서면 그린까지 내리막으로 홀 전체가 시원하게 잘 보입니다. 전장도 짧은 편이라 ‘홀로 한번 쏴봐?!’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전두엽을 쎄게 후려쳐서 정신 차린 뒤 우드로 안전하게 티샷을 했습니다.
워낙 경사가 있다 보니 적당히 맞아도 세컨 치는데 큰 문제가 없겠다는 생각으로 티샷을했고, 예상대로 페어웨이 적당한 곳에서 80미터를 남겨두고 웨지로 세컨을 하게 되는데…
이게 웬일인가요. 공이 그린에 떨어져 두 번 튕기더니 그대로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습니다! 😵 순간 모두 놀라서 샤우팅을 했고, 저도 공 들어가는 거 보고 놀라서 잡고 있던 클럽을 집어 던졌습니다.ㅎㅎ
운좋게 촬영도 하고 있어서 이 놀라운 순간을 기록을 남길 수 있었습니다. 가끔 생각날 때 돌려보는데 볼때마다 소오름. 🫨

라운드 후 클럽하우스에서 이글 증서도 받고, 이후 동반자들로부터 이글패도 선물로 받았습니다.🏅 전날의 심한 야근으로 전반 플레이가 좀 별로였는데, 후반 첫홀에서 샷이글 하고나니 찌든 피로가 가시는 느낌이었습니다.ㅎㅎ
회원제 골프장 vs 대중제 골프장

최근에 생긴 몇몇 고급 대중제 골프장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회원제 골프장 여러모로 관리가 잘되어 있고, 플레이하기에도 쾌적한 것 같습니다.
발리오스도 그랬는데, 플레이 중에 마샬이 간섭하거나, 캐디님의 소몰이가 없어서 라운드 내내 여유롭고 쾌적한 분위기 였습니다. 팀 간 간격은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7분 보다는 더 널널한 느낌이었고, 덕분에 앞뒤 팀에 치이는 느낌 없이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코스 곳곳에 꽤 값이 나가보이는 나무들이 잘 관리되어 있습니다. 근데 그거 아시죠? 보기는 좋지만, 막상 공이 그 근처 떨어지면 난감한거…

참고로 발리오스CC의 남코스는 가끔 비회원에게도 티타임을 개방한다고 합니다. 비회원도 남코스 라운드를 예약할 수 있으니, 명문 코스를 경험해보고 싶은 분들은 남코스 오픈 일정을 잘 노려보시면 좋겠습니다.
싱글도 기록하고, 샷이글도하고. 발리오스CC는 꽤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무엇보다 마음 맞는 동반자들과 함께해서 더 유쾌한 플레이었습니다. 다 같이 웃고 축하해주던 순간들이 골프의 참된 즐거움이자 낭만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여유로움과 짜릿한 샷의 성취감을 두루 맛본, 값지고 행복한 라운드였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이런 행운과 즐거움이 종종 찾아오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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