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실크밸리GC 라운드 후기 (필드 영상 포함)

“가성비 좋은 양잔디 명코스인데…, 코끝을 자극하는 복병이 있다!”

경기도 이천의 임오산 자락에 자리한 실크밸리 GC는 2013년 8월에 공식 개장한 27홀 대중제 골프장입니다. 국내 유명 코스 디자이너 송호가 설계한 이 코스는 완만하고 넓은 페어웨이와 큰 그린을 갖춰, 편안하게 라운드를 즐기기 좋은 골프장입니다.

대중제 골프장에서는 보기 드물게 4개절 모두 잔디 관리가 잘 되어 있는 골프장 중에 하나입니다. 다만 이 골프장이 업계에서 호평만 받는 것은 아닌데요. 주변에 돼지 농장(돈사)가 있어서 몇몇 홀에서 풍겨오는 향기가 꽤 강합니다😅. 이 냄새 문제 때문에 평점이 다소 깎이는 웃픈 현실이 있지만, 코스 디자인이나 관리 면에서는 준수하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일년에 한두번 라운드를 하는데, 함께가는 동반자 분들의 대부분이 “냄새만 빼면 퍼블릭 중 손꼽을 정도의 숨은 보석”이라며, 뛰어난 관리 상태를 칭찬하는 편이었습니다. 요약하자면 “가성비 좋은 양잔디 명코스인데… 코끝을 자극하는 복병이 있다!” 정도로 개성 넘치는 곳이죠.

4오버 싱글 플레이 – 유튜브 필드 라이브 보기

24년 여름 실크밸리에서 4오버파의 싱글 스코어를 기록했는데요.😆 그날은 정말 “골프가 쉽다.”라는 오만한 생각이 들 정도로 샷 컷디션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페어웨이 안착률 64.3%로 드라이버가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줬고, 세컨드샷 정확도가 좋아 GIR 66.7%를 달성하며 꽤 많은 버디 찬스를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어려운 퍼팅 없이 숏퍼트 위주로 남았고, 그린 적중 실패한 몇 홀에서도 준수한 숏게임으로 파세이브를 했습니다.

롱게임, 미들게임이 잘 되는 날은 퍼팅이 난조를 보이는 아마추어 특유의 징크스를 이겨내고, 홀당 평균 퍼트 1.8개 수준으로 투펏 이내로 잘 막아낸 라운드였습니다. 찬스 홀에서 퍼트를 놓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롱게임, 쇼트게임, 퍼팅의 삼박자가 잘 맞아 떨어진 플레이를 했습니다.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무더위에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기 시작하는 후반 13번 홀에는 티샷이 패널티 구역에 빠졌고, 세컨마저 미스샷이 나면서 결국 더블보기라는 오점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코스 구성은 아니었던 것 같은데, 왠지 모르게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시 치면 잘 칠 것 같은데…ㅎㅎ🧐

그 외 버디를 잡아 냈던 전반 7번 홀의 풍경이 좋았고, 후반 16번 파3는 전장이 170미터, 체감 200m로 부담이 상당했었는데, 다행히 파로 잘 막아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냄새를 피하려면 어느 코스로 예약해야 할까?

이 골프장의 명물(?)인 냄새 이슈, 플레이하다 보면 분명 느끼실 수 있는데요. 앞서 언급했듯 코스 인근에 돼지 축사(돈사)가 있어 가축 분뇨 냄새가 바람 타고 날아옵니다. 흡사 자연산 “아로마 테라피”를 제공하는 셈인데… 문제는 그 향이 상쾌한 솔향은 아니라는 거죠😅. 특히 어느 코스에서 플레이하느냐에 따라 체감 강도가 다릅니다. 일반적으로 레이크 코스 쪽은 냄새가 비교적 약한 편이고, 실크 코스 쪽에서 냄새가 심하다고 해요. 실제 라운드 후기에 따르면, 주차장에서는 은은하던 냄새가 스타트 하우스 근처에서 확 느껴졌고, 후반 Silk 코스에 들어서니 거의 분뇨 냄새 수준으로 강렬해졌다고 합니다.

캐디분 이야기도 “돈사가 근처에 있는데 위치상 실크 코스 쪽에 냄새가 더 심하게 온다”라는 말씀을 하시더라구요. 저도 개인적으로 플레이 중 한두 번 “우왁 뭐지!” 하고 놀랄 정도로 코를 찌르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어느 홀에서 특히 난다 딱 집을 순 없지만, 바람 방향에 따라 특정 몇 홀(실크 코스 중 몇 군데)에서 강하게 풍겨옵니다.

이 냄새는 사실 사람마다 민감도가 달라서 “뭐 그냥 시골냄새지” 하고 넘기는 분도 있고, “다시는 못 오겠다” 하는 분도 있어요. 만약 후각 예민하신 분이라면, 가능하면 밸리-레이크 코스 조합으로 예약해보시는 걸 추천합니다(밸리도 일부 홀에서 냄새 나긴 하지만 체감상 실크보다는 덜한 편입니다.).

그리고 바람이 덜 불고 공기가 정체된 한여름보다, 가을이나 겨울 철이 오히려 냄새가 약하다는 평이 있으니 참고하세요. 다행히 냄새는 홀 몇 군데를 지나면 금세 익숙해지니까요. “이 또한 골프의 일부”라 생각하고 플레이에 집중하면 크게 지장은 없을 겁니다.ㅎㅎ

주변 식당이 거의 없기 때문에, 음식은 클럽 하우스에서

라운드 후 출출함을 달래줄 식사 문제, 실크밸리에서는 살짝 고민될 수 있습니다. 우선 골프장 클럽하우스 레스토랑을 보면, 이천 지역이라 쌀밥 맛이 좋을 것 같지만😏, 실제 메뉴를 살펴보면 잣국수(잣칼국수), 해장국, 파스타, 전골 등 평범한 골프장 식단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가격은 예상하다시피 저렴하진 않습니다. 예를 들어 잣국수 한 그릇에 17,000원, 4인용 낙지삼겹쌈밥 세트 80,000원, 능이오리백숙 90,000원 등, 전반적으로 서울 강남의 웬만한 맛집 뺨치는 가격표를 자랑하죠. “골프장 밥값 비싸다”는 불평이 나올 법 하지만, 사실 실크밸리의 경우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아서 클럽하우스에서 식사하는 게 그나마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주변 식당이 거의 없기 때문인데요. 골프장 위치가 시골 마을 한복판이다 보니, 클럽하우스 밖을 조금만 나가도 논밭과 축사 외에는 눈에 띄는 식당이 없습니다. “근처에 밥집이 딱히 없어 보인다”는 방문기에도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내용이에요.

실제로 현지 골퍼들이 꼽는 몇 안 되는 근처 맛집이 ‘항아리식당’이라는 곳인데, 이마저도 차로 몇 km는 나가야 하고 메뉴가 백반/찌개 위주라 골프 끝나고 대규모 인원이 우르르 가기엔 애매하죠 . 게다가 플레이 후엔 다들 피곤하고 씻고 나와서 바로 먹고 가길 원하니, 다시 차 타고 나가 식당 찾는 게 번거롭기도 합니다. 이런 이유로 클럽하우스에서 해결하는 게 차라리 속 편해요.

실크밸리 클럽하우스 음식 맛은 “괜찮은 편”입니다. 특별히 유명한 시그니처 메뉴가 있는 건 아니지만, 무난하게 맛있고 양도 적당하다는 후기가 많아요. 가격 대비 만족도가 아주 높다고는 못해도, 품질이나 편의성 면에서 납득이 간다는 평이죠. 그리고 식사 주문하면 커피를 서비스로 주는 세트메뉴도 있어서, 골프장 치고는 나쁘지 않은 구성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식사 후 카페 찾아 이동하지 않아도 되니 시간 절약에 용이합니다).

단, 야간 라운드 시에는 클럽하우스에서 저녁 식사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는 점 유의해야 해요. 보통 조식, 중식까지만 식사가 가능하고 3부 라운드 때는 음료나 스낵 위주로만 판매하니, 저녁 라운드를 가는 분들은 미리 든든하게 드시고 가거나 간식을 챙기세요. 요약하자면, “주변에 마땅한 식당이 없다 = 클럽하우스 밥이 답”입니다.

2인 노캐디 티가 가끔 나오는 합리적인 골프장

실크밸리 GC는 비회원제 퍼블릭이므로 예약만 하면 누구나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예약 방법은 전화, 인터넷 홈페이지 실시간 예약, 그리고 골프부킹 앱 등을 통해 가능합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앱 X골프나 다이렉트 부킹으로도 빈자리가 나오면 잡을 수 있고, 골프장 자체 홈페이지 회원가입 후 예약할 수도 있어요. 평일은 비교적 예약이 수월한 편이지만, 주말/공휴일은 인기 타임 경쟁이 치열합니다.

가끔 이벤트로 조조(이른 아침) 2인 플레이 패키지나 야간 3부 노캐디 할인 같은 것도 나오니 골프장 공지사항을 체크해보세요. 예를 들어, 6시대 첫 티타임 2인 플레이 시 할인된 그린피를 제공하거나, 저녁 3부에 캐디 없이 라운드하면 저렴하게 즐길 수 있는 식입니다.

실크밸리가 노캐디(Self-caddie) 플레이를 일부 시간대에 허용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1부, 2부(오전, 이른 오후)에는 캐디 동반 플레이가 기본이지만, 야간 라운드나 특정 비수기 시간에는 캐디 없이 라운드할 수 있습니다. 노캐디 라운드를 하게 되면, 스타트 하우스에서 GPS 태블릿이 장착된 카트를 배정해주고 간단한 조작법과 안전 교육을 받습니다. 클럽은 직접 카트에 적재하고 관리해야 하고요. 플레이 도중 거리 정보나 코스 공략 팁은 태블릿 화면에 나오니 큰 불편은 없습니다.

위약 규정은 일반적인 수준입니다. 부킹 취소 시 일정 기한 내에 하면 패널티 없지만, 촉박하게 취소하면 패널티가 부과되니 유의하세요 (노쇼는 당연히 블랙리스트!).

마무리

이상으로 이천 실크밸리 GC에 대한 리뷰를 마칩니다. 😃 처음 방문하시는 골퍼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길 바라요. 정리하자면 “편안한 난이도의 양잔디 27홀 명소, 근데 약간 냄새나는🤭” 골프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코스 관리 좋고 플레이 재미도 수준급이라 저는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웠는데, 함께 간 일행 중 한 분은 “냄새 때문에 집중이 안 된다”고 농담 반 진담 반으로 투덜대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스코어는 또 그 분이 제일 잘 나왔다는 아이러니! 역시 골프는 멘탈 게임이죠. 실크밸리에 가시게 된다면, 넓은 페어웨이에서 시원한 드라이버 샷도 만끽하고, 산뜻한 향기 나는 버디도 많이 잡으시길 바랍니다. 굿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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