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담낭 제거 수술
야근과 골프를 병행하며 정신없이 지내던 어느 날, 예기치 않은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바로 ‘담낭 제거 수술’이었죠. 일을 하던 중, 갑자기 배가 아파와서 소화제나 타려고 회사 근처 병원을 찾았는데,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소화 불량은 아닌 것 같으니, 바로 큰 병원 응급실로 가보세요.”
그렇게 덜컥 큰 병원 응급실로 직행! CT 촬영 결과, 급성 담낭염으로 담낭을 제거하는 긴급 수술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상황에 다소 멘붕 상태였지만, 두시간이면 끝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고, 복강경으로 절개 부위가 작아 비교적 회복이 빠르다는 교수님의 친절한 설명에 안심하고 수술 준비를 했습니다.
수술실에 들어가기에 앞서 여러 검사를 했는데 수술하기에 큰 문제는 없었고, 무엇보다 점심 이후에 먹은게 없었기에 전신 마취를 할 수 있어서 바로 수술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수술실에 들어가기 전에 주말에 잡힌 골프는 모두 취소하였습니다.
수술 후 회복
다행히 수술은 무사히 끝났습니다. 수술실에 들어가 눈을 감고 다시 떴을 때, 세 시간이 지나 있더군요. 물론 새벽이라 졸음이 몰려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그 시간이 무척 길게 느껴지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처음 3일은 꽤나 힘들었습니다. 마취가 깨어나고 나서도 몸은 무겁고, 상처 부위의 통증이 계속 이어졌습니다. 거동이 쉽지 않아 침대에서 일어나거나 화장실에 가는 것도 큰 일이었죠. 그런데 무엇보다도 가장 불편했던 건 샤워를 못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상처 부위가 물에 닿으면 안 되기 때문에, 계속 씻지 못한 채로 견디는 게 참 고역이었죠.
그래도 4일차가 되면서부터 조금씩 일상생활이 가능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움직임은 여전히 제한적이었지만, 방수 패치를 약국에서 사서 절개 부위를 보호한 뒤에야 샤워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그 순간의 상쾌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죠. 몸이 회복되어 간다는 신호를 느끼니 마음도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2주가 지나면서는 대부분의 일상생활이 가능해졌습니다. 점점 몸 상태가 좋아지니 슬슬 스윙 욕심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 정도면 스윙 한 번 해봐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멀스멀 채웠지만, 혹시나 잘못될까 봐 조심스럽게 자제했습니다. 회복에만 집중하자는 생각으로, 급한 마음을 누르고 차근차근 필드 복귀를 준비했습니다.
담낭 제거 수술 후 언제부터 골프를 칠 수 있나?
수술을 집도하신 교수님께서 회복 경과와 앞으로 조심해야 할 사항에 대해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묻기도 전에 먼저 골프에 대해 말씀해 주셨는데, 비슷한 질문을 꽤 많이 받으신 것 같더군요. “골프를 언제 다시 칠 수 있나요?“라는 질문이 아마 수술 환자들 사이에서는 인기 있는 질문인 모양입니다.
골프는 약 2주 정도면 골프를 다시 칠 수 있다고 합니다. 복부에 무리가 갈 수 있는 헬스는 3주 정도 뒤에 하는게 좋겠다고 하셨는데, 속으로 ’응? 복부 운동은 안 되고 골프 스윙은 된다고? 교수님은 골프를 팔로만 치시는 걸까? 골프야말로 복부 운동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ㅎㅎ 무튼 2주는 다 내려놓고 회복에만 집중했습니다.
2주가 지나고 나서 드디어 다시 골프채를 잡았습니다. 2주만에 스윙을 했을 때 그 어색함이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몇 주 쉬었을 뿐인데, 마치 몸이 다른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분명 뭔가 어색한데 뭐때문에 어색한건지 알 수가 없는 그 느낌… ‘한동안 고생하겠구나’라는 생각이 스쳤습니다.
수술 이후 첫 골프, 파주 타이거CC 부부 2인 플레이
수술 후 3주만에 필드 라운딩을 위해 파주 타이거CC를 찾았습니다. 4인 플레이는 동반자에게 민폐일 것 같아 2인 플레이가 가능한 곳을 찾아보니, 마침 파주 타이거CC 3부에 노캐디 2인 플레이가 가능하다고 하더라구요.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출발!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요? 영상에서 확인해 보세요!
오랜만에 골프 치면 롱게임과 숏게임 중 어떤 것이 더 어려울까?
구분 | 스코어 | 페어웨이 안착률 | GIR | 총 퍼팅 수 | 홀 평균 퍼팅 수 |
---|---|---|---|---|---|
전체 | 12 | 79% | 44% | 36 | 2.0 |
Par3 평균 | 0.8 | - | 50% | 8 | 2.0 |
Par4 평균 | 0.8 | 90% | 40% | 21 | 2.1 |
Par5 평균 | 0.3 | 50% | 50% | 7 | 1.8 |
롱게임,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오랜만에 골프를 치면 많은 분들이 롱게임이 더 어렵지 않을까 걱정하실 텐데, 의외로 롱게임은 티 위에 있어서 그런지 좀 덜 해맸던 것 같습니다. 이번 라운드에서 페어웨이 안착률이 79%나 나온걸 보면 꽤 선방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파4에서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90%에 달했는데, 이건 평소보다도 잘 나온 것 같아서 수술로 몸이 가벼워 진건가? 싶기도 합니다. 파5에서 50%로 떨어지긴 했지만, 이건 아무래도 ‘더 멀리 보내야 한다’는 압박감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파5에서 힘이 들어가다 보니 오히려 정확도가 떨어진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파5에서도 힘을 조금 빼고 스윙해봐야겠습니다.
라운드 공백은 숏게임에 치명적
반대로, 오랜만에 라운드를 하니 숏게임 감각이 확실히 많이 떨어졌다는 걸 느꼈습니다. 퍼트 수가 홀당 평균 2개로 꽤 많았거든요. GIR(그린 적중률)이 44%로 낮았기 때문에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를 많이 했을텐데, 퍼트 수 36개로 많다는 건 숏게임이 전반적으로 부진했다는 의미겠죠.
숏게임 중에서도 특히 아쉬운 점은 이번 라운드에서 8번의 버디 기회가 있었지만, 한 번도 살리지 못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한두 번쯤은 들어갈 법도 한데,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건 물론이고, 퍼팅 이후에 부담스러운 거리를 남겨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역시 라운드 간격이 길어진다면, 숏게임 연습만큼은 빼먹지 말고 해야겠습니다. 퍼팅을 포함해서요.
골프는 볼을 홀에 넣는 게임이다. 골프백 속에서 볼을 홀에 넣는 도구는 퍼터뿐이다. 그 퍼터의 연습을 왜 처음부터 하지 않는가?
잭 버크
데이터를 보며 느낀 점
이번 라운드를 통해 오랜만에 골프를 치면 롱게임보다는 숏게임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물론 저의 경우에 한정하여) 티샷에서 페어웨이 안착률이 높았던 것은 긍정적이었지만, 숏게임에서의 미스가 전체 스코어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반성할 부분이었습니다.
특히, 파5에서 힘이 들어가면 드라이버 정확도가 떨어지고, 숏게임에서의 감각은 역시 꾸준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숏게임에 더 집중하여 실력을 키워봐야겠습니다. 그래도 이렇게 데이터로 결과를 분석해보니 다음 라운드에서는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 할지 명확해진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더욱 향상된 숏게임 실력으로 필드에 나서서 버디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타이거CC는?
채석장을 깎아서 만든 타이거CC
타이거CC는 기존의 채석장을 깎아서 만든 골프장이라고 해요. 그래서 몇몇 홀에서는 그 흔적들을 볼 수 있는데요, 특히 돌로 된 절벽은 마치 자연의 위엄을 보는 것처럼 꽤나 볼만합니다. 이곳을 걸으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인공적인 노력이 함께 어우러진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주중/주말 노캐디 2인 플레이 가능
타이거CC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는 바로 3부 한정으로 노캐디 2인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동반자에게 부담 주지 않고 골프를 즐기고 싶을 때 딱이에요. 2인 플레이에 대한 추가 요금이나 페널티도 없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죠. 대신 카트 청소비로 인당 3천 원씩 현금으로 내야해서, 현금을 챙겨가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습니다.
할인
4인이 함께 플레이할 경우 그린피 1만 원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비가 오거나 날씨가 좋지 않을 때에는 할인된 가격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경우도 있으니, 실속 있게 라운딩을 즐기고 싶다면 타이거CC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다만 매트가 많아서 잔디 위에서 티샷을 하지 못한다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그리고 매트 위에는 티가 잘 안들어가기 때문에 평소보다 조금 낮은 티를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이렇게 예상치 못한 수술과 회복 과정을 겪으면서도 골프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은 이야기였습니다. 아마추어 골퍼분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