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바람, 검은 모래, 소나무
뉴질랜드 오클랜드 서부 해안에 자리한 Muriwai Golf Club는 태즈먼 해를 접한 링크 스타일 코스로 유명합니다. 오클랜드 도심에서 약 40분 정도 차로 이동하면 만나게 되는 이 골프장은 뉴질랜드에서도 꽤나 괜찮은 평가를 받는 골프장이라고 합니다. (조인으로 만난 현지 동반자에 의견에 따르면)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Muriwai 해변과 인접해 있어, 코스 여기저기에서 탁 트인 바다 전망을 볼수 있으며 해안가의 모래 언덕과 소나무 숲이 어우러진 풍광이 제법 일품입니다.
이 지역 특유의 검은 화산 모래가 벙커에 사용되어 검은 모래 벙커로도 유명한 골프장이라고 합니다. 바다가 가까운 만큼 강한 해안 바람도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인데, 순간 강풍이 불때는 모자가 날아갈 수도 있으니 조심하셔야 합니다.ㅎㅎ 코스마다 다른 바람이 불었기 때문에 꽤나 전략적인 고민을 해야했습니다.

7일 연속 라운딩 결과는?
뉴질랜드 골프 여행 중 마지막 방문지였던 Muriwai Golf Club. 7일 연속 라운드의 피로감이 상당했습니다. 프로들은 매 대회마다 4라운드씩 연속 플레이할텐데, 새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
전반에는 꽤 괜찮은 컨디션으로 출발했는데, 후반이 되니까 확실히 힘이 빠지면서, 샷도 난조를 보였습니다. 후반에는 “골프도 적당히 쳐야 재밌지 이렇게 치다가는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ㅎㅎ
스코어는 15오버파, 87타로 마무리 했습니다. 만족할만한 스코어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체력적인 부담을 생각하면 선방했다고 생각합니다. 페어웨이 힛은 50%로 선방했는데, GIR이 38.9%로 어디 내밀기 부끄러운 퍼포먼스가 나왔습니다. 😇 “실력이 아니라 체력때문에 그렇겠지”라면 정신승리를 해봅니다. 골프는 멘탈 스포츠니까요.

시그니처 홀에서의 아쉬움

Muriwai 골프장의 시그니처 홀로 손꼽히는 곳은 단연 8번 홀(파3)입니다. 이 홀은 바다 쪽으로 살짝 내려가는 언덕 위 티박스에서 티샷을 해야 하는 내리막 파3로, 샷을 하는 눈앞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태즈먼 해의 전경이 압권입니다.
뷰도 좋고, 멋진 샷으로 핀 옆에 공을 꽂아버리고 싶었으나… 꽂아지는 것은 나였다… 체력적인 부담 때문인지 쉥크가 나서 오른쪽 러프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다행히 공을 찾아서 보기로 마무리 했지만, 또 언제 갈지 모르기 때문에 지금 생각해도 계속 아쉬움이 남는 홀입니다. 다음에 다시 갈 수 있다면 좋은 컨디션으로 플레이 해보고 싶습니다.
가장 어려웠던 홀은 마지막 18번 홀
일단 체감상 매우 길게 느껴지는 홀입니다. 실제 거리는 티박스에 따라서 370~410미터 수준인데, 실제로는 파5처럼 느껴졌습니다. 세컨에서 5번 우드를 잡았거든요.
바람이 세기가 상당해서 왠만큼 드라이버를 세게 쳐도 세컨에서 롱아이언을 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린 주변에서는 갤러리의 압박이 있는데, 2층 테라스에서 갤러리들이 지켜보면 은근 긴장 됩니다.
파3에서 마크 플레이 할때, 앞 팀이 지켜보면 힘 들어가서 미스샷이 나오는 것과 유사한 부담감이 있습니다.ㅎㅎ

찐뷰는 클럽하우스 2층
아이러니하게도 이 골프장 최고의 뷰는 클럽하우스 2층입니다. 태즈먼 해 뻥뷰를 볼 수 있는데, 주변에 건물도 없어서 바다, 소나무, 골프 코스로 이루어진 자연 경관을 감상할 수가 있는데, 보고만 있어도 힐링이 될 정도로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이었습니다.
클럽하우스 2층 Mulligan’s 카페에서는 간단한 음식도 먹을 수 있는데, 주변에 음식점이 별로 없기 때문에 라운드 후에 간단히 식사 하고 나오는 것도 괜찮은 옵션인 것 같습니다.
현지인들에게는 피시앤칩스와 그릴드 버거가 인기가 있다고 해서 하나씩 시켜 먹었는데, 그럭저럭 맛있게 먹었던 것 같습니다. 옆 바에서는 오클랜드 지역의 수제 크래프트 맥주를 마실 수 있는데, 저희는 운전을 해야해서 시도는 못해봤습니다.
주변 관광지
Muriwai Golf Club에서 골프를 즐긴 후에는 주변의 아름다운 관광지도 함께 둘러볼 것을 추천드립니다. 클럽에서 차로 5분 남짓 거리에 있는 Muriwai Gannet Colony에서는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약 1,200쌍의 가넷이 둥지를 틀고 번식하는 장관을 볼 수 있는데, 10월쯤에는 부화한 새끼 가넷들이 커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사는 동안 한번은 더 와보고 싶다
다소 아쉬운 스코어 때문인지, 피로감에 골프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나중에 뉴질랜드를 방문한다면 꼭 다시 한 번 가보고 싶은 골프장입니다. 물론 뉴질랜드에 이보다 훨씬 좋은 골프장이 많지만, 멤버쉽으로 운영되는 곳들이 많기 때문에 여행으로 가기는 어려운 곳들이 많더라구요.
만약 뉴질랜드 골프 여행을 고려 중이시라면, Muriwai Golf Club에서 플레이해보시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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